음력 5월 5일이면 막 더운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이라. 우리 조상들은 더위에도 잘 견디고 모내기를 끝낸 곡식이 풍년이 되길 비는 마음에서 단오날을 지냈단다.
단오날엔 이렇게 맑은 시냇물에서 미역을 감기도 하고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기도 했어. 그러면 머리카락이 더욱 검어지고 또 악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거든. 이렇게 나쁜 일을 미리 막는 행위를 액막이 또는 액땜이라고 하는데, 우리 나라 고유의 놀이에는 이런 액땜의 뜻이 들어 있는 게 많아.
그런데 바위틈에 숨어서 여인네를 훔쳐 보는 건 누구지? 아마도 가까이 있는 절간의 젊은 스님들 같은데. 도 닦을 생각은 까맣게 잊고, 훔쳐 보는 재미에만 홀딱 빠진 듯하지?
단오날 또 빼놓을 수 없는 놀이가 그네뛰기라. 마을 어귀에 있는 큰 느티나무나 기둥에 두 줄을 매고 발판을 달겠다. 그러면 동네 여자들이 모두 모여 아리따운 옷맵시 뽐내며 그네판을 구르는 거야. 이 여인도 막 그네 발판에 한쪽 발을 올리고 있네.
옆에서 머리를 매만지는 여인네는 아마 막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나 봐. 늘어뜨린 머리채가 소담스럽기도 하지. 아마 '다리'를 넣어 함께 땋은 듯한데. 다리란 요즘 가발과 비슷한 것으로, 얹은 머리가 크게 보이도록 함께 넣어 땋던 머리채를 말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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